활동기준 원가계산

 우리는 전통적인 원가회계 제도에서의 제조간접비 배부방식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 번째 단계는 부문공통비를 각 부문 (제조 및 보조부문)에 배부하고, 두 번째 단계는 보조부문비를 제조부문에 배부하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제조부문에 집계된 제조간접비를 각 원가대상 (제품)에 배부하였다. 일반적으로 부문공통비와 부문개별비의 배부를 하나의 단계로 파악하기도 한다. 즉 첫 번째 단계와 두 번째 단계를 하나로 묶어, 제조간접비의 배부단계를 2단계 절차 (two-stage procedure)로 보기도 한다. 
 제1단계 배부에서 보조부문의 원가를 제조부문에 배부하는 방법으로는 직접배부법, 단계배부법, 그리고 상호배부법 등이 있다. 보조부문별로 합리적인 배부기준을 설정하여 제조부문별  배부기준의 상대적 사용량에 비례하여 각 보조부문의 원가를 제조부문에 배부한다. 제2단계 배부에서는 각 제조부문별로 적절한 배부기준을 설정하여 부문별 원가동인 배부율에 기초해서 제조간접비를 개별 제품이나 직무에 할당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원가회계 제도에서 사용되는 배부기준은 제품생산량, 직접 작업시간, 직접노무비 또는 기계작업 시간 등과 같은 생산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가령 기계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부문의 간접비를 제품에 할당하는 원가동인은 기계작업 시간을 사용하고 노동집약적인 제조부문은 직접작업시간을 사용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2단계 배부 방법은 실제로 제품원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전통적 원가계산에서 왜곡이 발생되는 이유는 제조부문의 활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절단부문은 기계사용시간, 조립부문은 직접 노동시간인데, 개별제품에 원가를 할당하는 기준은 직접 노동시간으로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2단계 배부방법은 두 번째 단계에서 제조활동원가를 배부하는 데 단위관련원가동인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활동에 대한 수요는 기계 준비 및 제품설계서 변경 등과 같은 배치 관련 원가동인이나 제품유지 원가동인에 의해 발생된다. 단위 관련 원가동인은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늘어나는 비용을 잘 설명해 준다. 배치 관련 원가동인은 작업준비 원가에서 본 것처럼 생산량과 관계없이 배치의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늘어나는 원가를 잘 설명해 준다. 이와 같이 개별 제품들간에 자원의 소모량이 서로 상이함에 불구하고 원가 할당을 균일하게 하는 전통적 원가계산 방법을 땅콩버터 원가계산 (peanut-butter costing)이라고 한다.

1. 활동기준 원가계산의 본질
 제조 자동화가 진척됨에 따라 전통적 제품원가계산은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로봇이나 그 밖의 컴퓨터로 작동하는 프로세스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제조의 성격이 변화되었고 또한 원가 구성이 달라지게 되었다. 고도로 자동화된 제조기업에서 직접노무비의 비중은 점점 감소되는 반면 간접비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직접 작업시간이나 기계작업 시간과 같은 단위 관련 원가동인을 기준으로 제조간접비를 제품에 배부하는 것은 산출물과 제조간접비간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왜곡된 원가 정보를 산출하게 된다. 좀 더 올바른 제조간접비 배부기준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활동기준원가계산 (activity based costing : ABC)을 사용하게 한다. 활동기준원가계산에서는 제조 간접자원을 소모하는 활동을 식별하여 발생된 원가를 관련시킨다. 활동기준원가계산의 기본전제는 활동에 의해 일어난 제조간접비는 각 제품에 의한 제조 간접자원의 소모 빈도를 기준으로 개별제품 단위에 추적시키는 것이다.
 활동기준원가계산은 특정 제품의 제조 간접자원의 소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개념이다. 활동기준원가계산은 사용자요금의 대략치이다. 사용자요금 (user fee)이란 서비스의 사용자가 소비하는 서비스에 대해 부과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활동기준원가계산은 한 제품이 많은 제조 간접자원을 소모하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제조간접비의 많은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 있다. ABC는 여러 장점을 지닌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ABC는 경영자로 하여금 활동을 단순화시키도록 생각하게 만든다. 제품에 의해 소모되는 활동들이 한번 식별되어지면 원가를 절감한다는 관점에서 프로세스가 평가되어질 수 있다. 활동기준원가계산에선 경영층이 활동을 줄이면 궁극적으로 총원가가 절감된다. 전통적인 원가계산에선 반대로 재고관리 결과에 상관없이 더 많은 양을 생산하면 단위당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2. 전통적 원가계산과 활동기준 원가계산 비교

2-1. 전통적 원가계산
 직접 작업시간은 단위 관련 원가동인으로써 직접노무비의 비중이 큰 과거에서부터 기업들이 많이 사용해 온 제조간접비 배부기준이다. 전통적인 원가계산 제도에서 예산상의 제조간접비는 다음 연도 동안 예산상의 직접 작업시간으로 나뉘어져 제조간접비 예정배부율이 결정된다.

2-2. 활동기준 원가계산
 활동기준원가계산에서는 우선 하나의 원가풀로 묶여진 제조간접비를 작업준비 활동 제조간접비, 재료처리 활동 제조간접비, 그리고 부품 검사 활동 제조간접비 세 개의 풀로 나눈다. 풀의 숫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같은 풀 내에서의 원가 동질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다음 각 원가풀마다 적절한 원가동인을 설정한다. 가령 작업 준비 활동 제조간접비의 원가동인은 작업준비 횟수이며, 재료처리제조간접비는 재료처리 횟수, 그리고 부품 검사 활동 제조간접비는 부품수가 원가동인이다. 원가동인은 전통적 원가계산에서의 배부기준과 똑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즉 다음 단계에서 전통적 원가계산에서는 배부기준별 배부율을 산정하듯이 활동기준원가계산에서는 원가동인별 배부율이 산정될 것이다. 한 가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전통적 원가계산에서 사용되는 배부기준은 직접 작업시간, 기계작업시간 등과 같은 단위 수준 원가동인으로 생산량의 증가에 따라 증가되는 간접비의 행태만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활동기준원가계산에서 사용되는 배부기준은 원가풀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하고 적절한 원가동인이 사용되므로 제품과 제품의 자원 소모 간의 인과관계를 잘 반영시켜줄 수 있다.